꽃게탕과 해물탕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을 즈음, "여수는 꽃게탕이고 제주는 해물탕이야."라는 친구의 조언이 가슴에 탁 와닿았다. '오오 이 명쾌함이란... 그래. 이번엔 해물탕을 끓일 차례군.' 나는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네이버와 구글 검색창에 "제주 해물탕"을 검색했다. 그리고 검색 결과, 사실 좀 더 가보고 싶은 집이 있었지만 숙소에서 가까운 큰물 살아있는 해물탕으로 향했다.
금요일 저녁 7시 즈음이어서인지 홀이 기분 좋게 복작복작했다. 제주의 로컬분들 틈에서 불금을 보낸다는 설렘으로 해물탕 소자를 주문했다. 밑반찬은 빠르게 셋팅되었고 해물탕이 나오기 전에 소맥을 말아 전복과 간장게장, 그리고 옥돔구이부터 먹어치웠다.
이어서 본 메뉴인 해물탕이 나왔다. 보기에도 신선하고 깨끗한 해산물들. 친절하신 사장님이 전문가의 솜씨로 끓여주시고 해산물 손질까지 해주시니 먹기에도 편했다.
국물맛이 개운하다. 소주와 소맥을 맘 껏 먹어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주는 국물 맛이다. 전복, 꽃게, 새우, 그리고 이름 모를 다양한 조개들의 향연 속에서 미더덕의 맛이 단연 돋보였다. 신선한 재료의 개운한 맛으로 이 정도면 건강식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죄책감없이 맘껏 알콜을 흡수할 수 있었다.
사진으로 담진 못했는데 문어도 한 마리 넣어주신다. 제주도 오면 왠지 문어 한 마리 정도는 먹어야 할 것 같았는데 이 집 문어로 그 근본을 알 수 없는 욕구를 충족시켰다. 문어는 살짝 질겨서 씹는 맛이 내 취향이 아니긴했지만..
요약하면 신선한 재료로 개운하게 맛을 낸 해물탕, 친절한 분위기에서 쾌적하게 식사할 수 있는 환경, 가격은...요즘 제주도 비싸다고 말이 많긴 하지만...서울에서도 해물탕 먹으려면 이 정도 가격이지 않을까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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