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여수는 멀고 KTX 차비는 비싸서 그다지 다시 가고 싶지 않은데 정다운 식당의 꽃게탕과 돌게장 세트를 생각하면 퇴근길에 서울역으로 향하고 싶다. 꽃게탕 끓기를 기다리며 소맥을 한 잔 말아 돌게장과 갓김치 안주로 시원하게 한 잔! 들이킬 수 있다면 하루의 피로가 개운히 씻길 것만 같다. 언젠가 퇴근길에 즉흥으로 여수행 KTX에 몸을 싣고 일상을 탈출할 수 있기를 설레는 맘으로 바래본다.
이 곳을 방문한 것은 22년 5월 경으로 우리는 신혼여행 중이었다. 4박 5일간의 남도 여행 중 맛있다고 소문난 다양한 먹기리들을 찾아 먹어보았는데 지금도 가장 그리운 것이 이 꽃게탕이다. 꽃게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었는데도 구성과 가격, 무엇보다 맛이 훌륭했다. 꽃게탕 국물은 된장 베이스로 꽃게의 맛을 잘 살린 개운한 맛이었고 돌게장도 양념과 간장 둘 다 괜찮았다. 갓김치도 맛있어서 3번은 리필해 먹은 듯 하다. ㅎㅎ
경기도 내륙에서 태어나고 자란 내게 가장 신기했던 건 "이 가격에 이런 구성이 가능한 것인가?" 였다. 꽃게탕과 돌게장이 나오는 세트가 1인 2만원 이라니...지금 생각해도 대단하다...내가 사는 동네에서는 아무리 검색을 해보아도 이런 가성비 맛집이 없다. 서울에도 값이 저렴한 곳은 있긴 한데 가서 먹어보면 싼 값을 한다. 가끔 꽃게로 유명한 서해 바다로 놀러가보면 정말 비쌌다. 과연 전라도 여수는 음식의 클라스가 달랐다.
시원한 꽃게탕 국물에 소맥 한 잔 말아먹은게 좋은 추억이 되었다.
가게 내부도 맛집답지 않게(?) 깔끔하다. 식객 허영만 선생이 추천한 맛집이라고 하는데 이 집을 방문 후 허영만 선생님에 대한 신뢰도가 상승했다! ㅎㅎ 최근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도 방영됐나보다.
마음은 당장 금요일 밤 기차로 내려가고 싶지만 23년 1월에나 다시 한 번 방문해 볼 계획이다. 이번엔 친구 부부도 같이 동행할 계획인데, 부디 그 맛이 내가 기억하는 그 맛과 똑같기를 바래본다.
'맛집 & 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즘 핫한 🔥 제로 소주 3종 리뷰 (0) | 2023.03.13 |
---|---|
[시청역 맛집] 북창동에서 줄서서 먹는 순대국, 농민백암순대 (0) | 2022.12.16 |
[제주] 쌀쌀해질 때에는 뜨근한 해물탕 - 큰물 살아있는 해물탕 (0) | 2022.11.06 |
[이탈리아 레드 와인] 그랑 파씨오네(Gran Passione - 2만원으로 8만원 기분을 낼 수 있었던 와인 (0) | 2022.06.08 |
[파주 맛집] 갈릴리농원 청미안, 장어정식 맛나고 장어탕이 기가막힘 (1) | 2022.05.26 |